사진 ∙ 글 김영구
사진 ∙ 그림 이언정
조선 후기의 고택인 청문당은 진주 유씨 16세손 유시회(柳詩會, 1562~1635)가 처음 지었다고 전하는 고택으로 현재의 건물은 조선 후기에 새로 건립한 것이다. 유시회는 조카 유적(柳頔, 1595~1619)과 함께 선조가 내린 사패지(국가나 왕실에 공을 세운 신하에게 특별히 하사하는 토지)인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곳에서 기호 남인들이 모여 학문과 예술을 논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였고 사랑채에는 1만 권의 책이 보관된 만권루라는 서고가 있었다고 전한다. 당시 만권의 책이 보관된 서고 4곳 중의 하나라고 하니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으며, 조선후기의 사대부들 특히 남인들이 이곳에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던 문화교류의 공간이었다.
청문당에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단원 김홍도의 스승 표암 강세황의 처갓집으로 어린 시절 단원 김홍도가 이곳에서 강세황에게 그림을 배웠다고 전해진다.
강세황은 조선후기 시(詩), 서(書), 화(畵)의 삼절(三絶)로 추앙을 받은 인물로 김홍도는 대략 7~8세에 이곳에서 그림을 배웠다고 하는 데, 김홍도의 화업에 큰 영향을 주었다. 강세황의 단원기에는 김홍도가 어릴 적부터 실력이 무척 뛰어났다고 쓰여있다.
대문앞에는 안내문이 있고, 그 옆에 “진주유씨 성산공파 종친회에서 안산시의 문화발전을 위하여 2003년 6월 3일 청문당을 기부하였습니다.“라는 기념비가 있다. 2000년 4월 17일에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94호로 지정되었다.
그 구조를 보면 “부곡마을 안쪽의 낮은 경사지에 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청문당은 넓은 앞마당에 면하여 뒷날개를 가진 ㄷ자형 사랑채가 있고 그 뒤로 ㄱ자형 안채와 ㅡ자형 아래채가 안마당을 둘러싸고 있어 전체적으로 트인 ㅁ자형의 구조이다. 안채 동북쪽에는 사당이 있고, 뒤뜰에는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집 앞에는 연못이 있었으며, 연못 동쪽에는 바깥사랑채에 해당하는 연당 연꽃을 구경하기 위하여 연못가에 지은 정자, 서쪽에 현정검은 정자, 북쪽에 느티나무와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출처-청문당 입구 안내문, 부분)
안산시에서는 청문당에서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의 ‘현정승집도’ 재현 행사를 개최했는데, 연례행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현정승집도는 1747년 복날을 맞아 표암 감세황이 청문당에서 강세황, 유경종, 박도맹등 11명이 모여 대청마루에서 시조를 서로 주고받으며 낭독하고 노래를 하거나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를 그대로 연극인들이 옛 복장을 하고 재현하는 행사이다.
현재 남아있는 안산에서 제일 오래된 전통가옥이다. 본래 진주유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는 데, 지금은 인접한 곳에 고속도로와 대부분 공장들이 있어 옛적의 정취를 느낄 수 없어 아쉽다.
가까운 거리에 경성당이라는 고택이 있는 데, 안산시 향토 유적 제32호로 19세기 양반사회 주거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터라고 한다.
안산시 향토 유적 제 32호, 경성당
청문당은 바로 앞에 무료 주차장이 있고 51번 버스를 이용하면 바로 앞 까지 운행하지만 배차간격이 40분인 하루 적은 횟수의 운행으로 시간을 잘 알아보아야 한다.
평상시에는 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관람하려면 연락을 하여 볼 수 있다고 한다. 주변의 담장의 높이가 낮아 담 너머에서 집안의 내부를 볼 수 있다.
도심을 떠나 오래된 안산의 고택을 마주하면서 청문당에서 강세황과 김홍도의 시절과 자취를 느끼고 옛 정취에 한껏 취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에디터: 김영구
이언정, <City 9 _ 따뜻한 도시 안산>, Woodcut, Monotype, 13x13cm, 2023
이언정, <City 10_ 따뜻한 도시 안산>, Woodcut, Monotype, 13x13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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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청문당'
주소: 안산시 상록구 청곡길 77
전화번호: 031-481-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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