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그림 ∙ 글 이미숙
사진 ∙ 그림 이언정
‘미토도자기’가 월피동 광덕산 23로에 작업공간을 만든 지 11년이 되었다.
광덕산 자락의 해가 잘 드는 언덕 아래 광덕초등학교 하굣길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반갑고 4월이 되면 앞산에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이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준다.
근처 가까이 5분 거리에 서울예술대도 있다. 풋풋한 대학생들이 거리에 카메라 삼각대를 설치하여 촬영하거나 노래를 큰소리로 연습하며 오가는 모습을 볼 때면 젊음과 예술의 향기가 물씬 나면서 나도 모르게 젊음의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가끔 예대 영상과 학생들이 와서 촬영 배경으로 도자기 공방을 찍어 가기도 한다.
위로는 광덕산과 길 아래에는 안산천이 위치하고 있어 산책길 등산길에 오가는 사람들이 공방 앞길을 자주 이용한다. 아파트보다 주택들이 있는 지역이라 골목길도 있고 경로당, 고물상, 옷 가게, 어린이집 등 동네에 흔하게 있는 그런 상점들이 저마다 먹고 살고 생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주변 풍경이다.
언제부터인지 몇 년 전부터 동네에 공방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여 한지 공방, 마을 공방, 도예공방, 가죽공방, 떡 공방, 옷 공방 수공예 공방들이 지금은 8~9개 정도 자리하고 있다.
미토 공방 앞을 지나가는 사람 중 초등생도 포함해서 “여기는 뭐 하는 곳이에요? 이런 곳도 있네.”하며 신기해하며 물어본다.
그럼 나는 “아 흙으로 그릇도 빚고 장식품도 빚어서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이에요.” 대답한다. 그 사람은 “아 그래요? 재밌겠다 나도 해 볼 수 있나요?” 대부분 그런 반응들이다.
몇 년 전 초등 수강생이 만든 도자기 그릇에 물을 먹더니 물맛이 다르다고 진지하게 말 한 적도 있었다. “어떻게 알았지? 어 예민한 녀석이네.” “당연히 물맛이 다르지, 감정적으로나 성분 적으로나 다르지, 그것은 부담스럽지 않은 도자기의 색감이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이고 우리 몸에 맞는 자연 성분이라 물맛이 좋은 거야.”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하하하.
그리고 소개할 또 하나의 손님이 있다.
어느 곳에든 사람이 거주하는 곳엔 길냥이도 주변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여기 미토 공방도 이 동네 길냥이의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여러 아이들이 찾아와 주었다. 지금은 삼색이와 노랑이의 아들 - 턱시도에 흰 장화 신은 ‘까미’가 터를 잡고 주변 동네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까미 요 녀석은 활달한 성격이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공방 안으로 제집 드나들 듯 한다.
어느 날은 들어와 그릇을 와장창 깨기도 하여 나를 놀라게 했다.
이젠 그릇을 깨도 무덤덤해졌다. 지난번에는 자기 밥그릇까지 깨버렸다. 그래서 굴러다니던 프라스틱 그릇에 밥을 줬더니 밥을 먹지를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아끼는 그릇을 선물로 내주고 말았다. ‘요 녀석 보게나... 명물이네.’
고양이를 좋아하는 어떤 사람들은 동네 산책 목적지를 고양이만을 보기 위해 이 길로 정한 경우도 있다.
특히 까미는 길냥이치고 사람을 잘 따르고 장난꾸러기에다 애교까지 잘 부린다. 길냥이로 살려면 까칠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해코지당할까 걱정되기도 한다.
고양이를 매개로 동네 이웃님들과도 알게 되었다.
작업실을 비우게 될 때면 고양이 밥도 챙겨주고 사료까지 지원해 주시는 이웃님들도 계신다. 고마운 분들이다.
고양이를 통해 마을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 동네에 좋은 이웃님 들이 있어 좋고 예술대 학생들이 있어 활기 넘치고 매년 4월이면 만발하는 벚꽃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귀여운 고양이까지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월피동 미토도자기 미토의 심심하지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에디터: 이미숙
이언정, <미토도자기와 까미>, 37x24cm, 2023
친화적이고 귀여운 고양이 까미와 미토 도자기를 그렸습니다. 물끄러미 햇살을 쬐는 까미는 정말 귀여워요.
채널 안산에 실린 그림·글·사진 등 모든 자료는 작가와 에디터에게 저작권이 있음으로 서면 동의 없이 어떤 경우에도 사용을 금합니다.
‘미토도자기 공방
주소: 경기 안산시 상록구 광덕산로 23
전화번호: 010-3720-7074
운영시간: 11:00-18:30 (매주 토,일요일 휴무)
Yorum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