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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시민을 인터뷰하던 중 놀라운 일본식 주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의 평범한 선술집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곳이라고 했죠. 가게의 외관이 일본의 흔하지만 예쁜 골목 같다고 생각되는 곳입니다. 밖에 쌓인 일본어가 적힌 맥주병 박스와 일본에서 볼법한 목조 엑스 테리어, 물방울 유리가 도쿄에서 흔히 보던 선술집 같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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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쇼텐>에 방문했습니다. 외관이 바뀌었습니다. 직원분께 물어본 바로는 1년 전쯤에 확장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덕에 협소한 가게가 조금 넓어졌고, 테이블을 3개 더 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예전이 정말 이뻤는데!’라는 감탄사에 직원분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지만 더 많은 손님을 모실 수 있는 것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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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텐>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일본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가 깊은 이자까야가 느껴졌어요. 단순히 일본어가 적힌 포스터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디테일 하나 하나, 오래된 목조 인테리어에 연식이 느껴지는 장식장, 시대에 따른 유행이 나이테처럼 쌓여있는 접시들, 오픈형 주방을 둘러싼 다찌,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의 아톰 피규어, 먼지 쌓인 컵들, 작은 수저통에 담긴 일회용 나무젓가락과 간장 그리고 컵에 담긴 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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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눈에 들어오는 주방에 네 분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였습니다. 넓은 가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방에 많은 인원이 있는 것이 식사를 준비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메뉴를 자리 앞의 태블릿으로 주문했습니다. 이 익숙한 주문 환경 또한 일본에서 경험 했던 그것입니다. 특유의 UI가 비슷합니다. 한글이 쓰여 있지 않다면 감쪽같이 속을 것입니다.
먼저 맥주를 주문하여서 한 잔 하고, 메뉴판을 찬찬히 살핍니다. 사실 밥은 먹고 왔어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샐러드를 먼저 살펴봅니다. 오이 스틱이라는 메뉴가 보입니다. 아마도 오이와 일본식 된장을 같이 먹는 미소뀨라는 음식일 것입니다. 맥주와 간단히 먹기에 이만한 것이 없지요 주문합니다.
혹시나 하여 메뉴를 좀 더 훑어보니 멘치까츠라 쓰여진 타마고 멘치까츠가 보입니다. 생긴 것은 스카치 에그와 비슷하고 실제로 그렇지만, 튀김 부분에서 일본식의 해석이 들어있는 한국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메뉴입니다. 배가 고프진 않지만, 계란 두 개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리고 음식에 대한 기대감에 같이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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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홀짝이며 주변을 다시 둘러봅니다. 가게에 담긴 미묘한 디테일을 보면서 다시금 감탄 합니다. 특히 저 기묘하게 촌스러운 테이블 전등과 같이 있는 꽃무늬 물통이 기가 막혀요. 오래된 벽시계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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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니 직원분이 기본 안주를 내주십니다. 양배추 슬라이스에 마 간 것에 달짝한 소스 섞은 것을 얹혀서 주셨습니다. 한입 하니 소스도 소스지만 위에 올려진 파래 파우더가 좋은 밸런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기본 안주를 서빙 받으면서 놀랐던 것은 메뉴에 대한 기본 설명을 해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기본안주를 주시면서 해주신 설명은 잘 듣진 못했습니다. 설명을 주시겠다고 생각 못하고 ‘와, 무슨 맛일까?’ 같은 욕망이 가득해서 그만… 죄송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앞으로 받을 음식이 두 개 더 있다는 것이죠, 다음 설명은 잘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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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이 스틱이 나왔습니다. 직원분이 메뉴를 설명해주십니다. ‘씨앗 부분을 파낸 오이에 직접 담근 보리된장을 올렸습니다. 같이 준비한 호밀 크래커와 마요네즈, 명란 마요네즈와 함께 드셔보세요.’ 자부심이 담긴 안내가 있었고 저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맛있습니다. 오이의 상큼한 맛과 보리된장의 감칠맛, 명란마요의 짠맛, 그리고 호밀크래커의 탄수화물 펀치가 좋은 밸런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명란마요의 짠맛에 소주도 안주도 가능하겠다는 가능성도 느낄 수 있어요. 단순하지만 손이 많이 가고 고민이 많았을 한 접시입니다. 혹시나 방문하실 독자께서도 꼭 주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을 전채요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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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타마고 멘치까츠가 나옵니다. ‘반숙으로 익힌 계란에 소고기를 입혀 빵가루를 묻혀 튀겨냈습니다. 같이 나온 소스는 데미그라스 소스입니다. 찍어 드시면 됩니다.’ 멘치까츠의 영롱한 자태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곧 데미그라스 소스라는 설명에 깜짝 놀랐습니다. 데미그라스 소스? 데미그라스 소스는 캔 통조림 제품이 나오는 것이 있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소스입니다. 거기에 캔 데미그라스 소스처럼 짙은 갈색이 아닌 밝은 갈색인 것으로 보아 가게에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데미그라스는 직접 만들려고 하면 손이 대단히 많이 들어가거든요. 품격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소스에 찍어서 먹은 멘치까츠는… 튀김의 바삭함과 단백질의 기쁨, 그리고 잘 삶아진 반숙 계란의 녹진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데미그라스의 무거운 한방이 기분 좋게 스밉니다. 세상에… 맛있어요. 제 눈이 커지는 소리를 직원분이 들었을 거에요. 저는 신이 났고, 한잔만 하기로 했던 맥주를 한 병 더 시킵니다. 이 가게에 아쉬운 것이 있다면 생맥주가 없다는 것입니다. 있는 병맥주마저 클라우드와 아사히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슬퍼요. 하지만 이 아픔은 금세 지나갔습니다. 주문한 맥주가 나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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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의 테이블이 가득 찹니다. 제 앞의 주방은 분주히 움직여요, 생선을 손질하고, 마끼를 쌉니다. ‘일본’을 무뚝뚝하게 옮긴 요란하지 않은 인테리어와 요리에 애정이 느껴지는 식사를 하니 예전에 친구들과 갔던 도쿄가 생각납니다. 참 즐거웠는데.
에디터 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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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민,
<주관적인 풍경 059 - 김명기의 안산(사동, 5년 거주, 뮤지션)>,
장지에 수묵, 116.8×90.9cm,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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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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