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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래빗

역사와 함께하는 뜻깊은 산책


이언정, <City Bu>, Woodcut, Monotype, 15x15cm, 2022

‘최용신 기념관 및 최용신 묘’ - 우리 동네 소개 본오동 · 사동 편


계절과 관계없이 항상 푸름을 유지하는 나무를 상록수라고 한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인지, 상록수라는 말에서는 굳건한 심지와 변하지 않는 마음이 느껴진다.

심훈의 장편소설 『상록수』 역시 필자에게는 그런 소설이었다. 1935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우리 민족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애달프고 감동적이었다.




사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모티브가 된 최용신이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은 안산 시민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소설 『상록수』의 이름을 딴 4호선 ‘상록수’ 역에 내려 10분가량 걷다 보면 ‘최용신 기념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최용신 기념관’은 상록수 공원 안에 있는데 이곳에는 기념관뿐 아니라 묘소, 최용신 나무, 유훈비가 있다.


최용신은 일제강점기 시절 농촌 계몽운동을 하면 자신의 일생을 바친 독립운동가이다. 1931년 YWCA 교사로 안산의 샘골 마을(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당시 화성군 샘골)에 파견되었다. YWCA 지원과 유지들의 기금,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샘물 강습소(천곡 학원)를 세우고 그곳에서 무지한 농민들에게 한글과 농업기술을 포함한 실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민족혼과 애국심을 세워주는 귀중한 역할을 수행했다.


과로로 인한 지병의 악화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조선의 부흥은 농촌에 있고, 민족의 발전은 농민에 있다.”는 일념 하나로 농촌계몽 운동과 문맹 퇴치 운동에 온 마음과 정신을 바쳤다고 한다. 26살 꽃다운 나이에 다 피지 못한 생을 마감했지만,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되는 그 정신과 희생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용신 기념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기념관의 지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작은 공간이지만, 짜임새 있게 전시가 운영되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최용신 기념관'에 대한 정보와 최용신의 주요 연보를 담은 안내 책자가 잘 구비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옛 자료들뿐 아니라 옷이나, 책을 읽는 서탁, 등잔을 놓는 등화까지 마련되어 있어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당시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보통학교 조선어 독본』이나 최용신이 협성여자 신학교 재학 당시 읽었던 『신학 세계』, 『청년의 독립생활』, 『신생 3권』 같은 월간 종합교양 잡지, 『20세기 청년 독본』 등 당시의 사상과 상황을 담은 책들도 전시되어 있으며, 어떤 서적인지에 관한 자세한 설명도 함께 읽어 볼 수 있다.




최용신이 수여 받은 건국 훈장(1995년 대통령 김영삼 수여)과 당시의 농촌운동 교재도 함께 전시 중이다.

농촌 교재 중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데, 1925년에 만들어진 『최신양계법』이라는 이 책은 닭의 종류에 대한 설명, 알을 자라게 하는 방법, 병아리를 기르는 방법 등 등이 서술되어 있다. 정보를 매우 쉽게 얻을 수 있는 지금에 와서는 약간 귀여워 보이기도 하는 책이지만,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보다 없었던 사람이 많았던 그 시절에는 농촌 마을 사람들에게 이처럼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해 소득과 생산량을 높이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한 애국적 사명이었을 것이다.




상록수 초판본 또한 전시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유언장, 우리말 교재와 각종 자료, 최용신의 유품들도 볼 수 있어 보다 생생히 그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사진과 영상자료도 준비되어 있어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들려서 볼 만 하다. 필자 역시 관련 자료들과 유물들을 살펴보며 잠시나마 샘골 마을에 방문한 듯 생생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상록수』 소설 속에 천곡 교회로 등장하는 샘골 교회 역시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안산시 향토유적 18호) 1907년에 세워진 샘골 교회에서 샘골 강습소를 시작하였다고 하니 의미 있는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최용신의 유해는 강습소가 잘 보이고 종소리가 들리는 곳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과 달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가 이곳으로 이장 되었다. 최용신과 농촌사업을 함께하며 약혼까지 했던 김학준 장로 또한 그 옆에 잠들어 있다.





상록수 공원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최용신 기념관’으로 올라가는 산책로가 잘 다듬어져 있어 가볍게 산책하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했을 때도 꽤 많은 본오동 주민이 가벼운 산책과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간단한 운동기구가 마련되어 있어 스트레칭하거나 몸을 풀기에도 괜찮다.

작은 주차장 또한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기념관을 들르거나, 상록수 공원을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상록수역에서 기념관으로 걷다 보면 만남 · 이끎 · 향함 · 안김의 주제로 만들어진 최용신 거리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이 조형물들을 따라 걸으며 최용신 기념관으로 향하는 것도 하나의 재밋거리가 된다.




에디터: 래빗




이언정, <City Bu>, Woodcut, Monotype, 15x15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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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신 기념관 및 최용신 선생 묘’

주소: 경기 안산시 상록구 샘골서길 64 상록수공원 내 최용신기념관

전화번호: 031-481-3040

운영시간: 9:00-18:00 (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관), 최용신 선생 묘는 상시개방

입장료 및 주차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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